연구원 소식

제목 양산의 히스토리텔링을 연구ㆍ개발하자
관리자 2019-04-24 조회 994

↑↑ 조수현 (재)한반도문화재연구원장 문학박사(고고학) ⓒ 양산시민신문

↑↑ 조수현
(재)한반도문화재연구원장
문학박사(고고학)
ⓒ 양산시민신문

최근 지자체마다 예부터 전해오는 지역 고유 설화나 전설을 바탕으로 히스토리텔링해 문화상품이나 관광자원을 개발하는 붐이 일어나고 있다. 양산에도 설화나 전설이 비교적 많이 남아 있다. 다른 시ㆍ군과 비교해보면 대략 33가지 정도로, 경남도에서 가장 많다.

하지만 지역 히스토리텔링을 개발하고 연구하는 자세는 다른 지역에 비해 매우 소극적인 느낌이다. 왜일까? 아마도 그동안 지역 역사와 문화에 대한 특수성과 희소성, 일관성이 결여된 채 문화정책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그동안 양산문화는 불교문화 메카인 통도사로 인해 유지됐다. 하지만 이제 통도사를 벗어나 더욱더 다양한 주제를 연구ㆍ개발해 지역 고유 역사와 문화에 대한 히스토리텔링이 이뤄져야 할 때다.

이전 칼럼에서 필자는 양산의 3대 문화를 불교문화, 도자문화, 고대문화(가야와 신라 유적)로 규정한 바 있다. 그러나 여전히 양산문화는 통도사를 중심으로 한 불교문화에만 너무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이맘때 현 정부 국정 과제인 가야사 복원사업이 연일 언론을 통해 국민에게 알려졌다. 양산시 역시 국회의원과 문화관광과, 양산문화원에서 정부 정책에 맞춰 가야사 학술대회를 두 차례나 개최하는 등 가야사 복원사업 예산 확보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하지만 이 와중에도 여전히 양산시립박물관에서는 통도사에 대한 기획전시 등만이 이뤄지고 있어 양산시 가야사 복원사업에 일조한 필자로서는 많은 아쉬움이 들었다. 차라리 이 무렵 ‘양산 가야문화 특별전’을 했었다면 더 낫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한다.

가야사 복원사업에 대한 예산 확보 이후 양산 도자문화를 대표하는 동면 법기리 요지에 대한 학술대회와 기초조사가 이뤄졌다. 그러나 이 역시 적극적인 홍보 부족으로 관심을 이끌지 못한 채 그 한계를 드러내고 말았다.

더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보자. 양산을 대표하는 축제인 ‘샵량문화축전’ 내용과 지명, 전통성 결여에 대한 논란도 있었고, 양산을 대표하는 전통 식품으로 ‘샵량빵’을 개발했지만 기대에는 훨씬 못 미쳤다. 이에 비해 다른 지역 예를 보면, 김해시는 국제 슬로건으로 ‘가야왕도 김해’를 등록했고, ‘가야문화축전’을 대표축제로 명기화했다. 또한 ‘가야임금님주’라는 전통주를 개발해 상품화하기도 했다. 함안 역시 ‘아라제’를 대표축제로 명기화했고, 아라가야 상징인 불꽃무늬 토기 불모양을 형상화해 ‘불빵’을 개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전통식품의 경우는 양산시에 전해 내려오는 주천(酒泉)에 관련한 이야기인 양산 ‘효감천’을 히스토리텔링해 양산 ‘효감주’로 개발했으면 한다.

효감천은 술과 관련한 양산의 설화다. 그 내용을 보면 “조선 성종 때 양산지역에 오준이라는 효자가 일찍이 아버지를 여의고 홀어머니를 모시고 살았다. 그의 나이 서른쯤에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자 효성을 다하지 못한 것이 한이 돼 뒷산 기슭에 장사를 지내고 3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아침저녁으로 무덤에 가서 곡을 했다. 원체 가난해 술 살 돈이 없어 산중에 있는 샘물을 길어다 바쳤는데, 어느 여름 뇌성벽력이 치고 폭풍이 지나간 다음에 무덤에 가보니 술이 샘물처럼 솟아오르고 있었다. 그는 기뻐하며 그 술을 제상에 바쳤는데, 그가 삼년상을 다 마친 이튿날부터는 술 대신 맑은 물이 솟아 나왔다고 한다. 하늘이 그의 효성에 감동하여 무덤 근처에 술이 솟아나게 한 것이라 해서 효감천이라 한다”

아버지에게 효를 다하는 술이라는 의미를 되살려 상품을 개발해 적극 홍보하면 양산을 대표하는 전통식품 브랜드가 될 수도 있다.

양산시도 이제 통도사를 중심으로 한 불교문화에서 벗어나 다양한 역사와 문화를 바탕으로 한 히스토리텔링을 적극 연구ㆍ개발해 문화ㆍ관광개발사업을 기획했으면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급히 양산문화재단을 설립해 중추 역할을 다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양산시민신문 기자 / 2019년 04월 23일